튀니지에서 보낸 열 다섯 살의 여름이 네롤리 드림의 영감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논픽션의 시트러스 컬렉션 테마에 관해 들으며 곧장 그해 여름의 풍경을 떠올렸습니다. 햇볕을 받아 따스해진 거리마다 네롤리와 함께 활짝 피어난 온갖 꽃들의 향기가 넘실대는 계절이었죠. 이 여행은 조향사가 되기를 선택한 제 개인적인 삶의 여정에 있어서도 강렬히 각인된 시간이었어요. 때문에 그 여름의 모든 햇살과 향기를 지금도 그린 듯이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네롤리 드림은 그 시간이 준 영감을 고스란히 담아낸 향수입니다. ―인터뷰 중에서

조향 노트에서 ‘한 그루의 비터 오렌지 나무를 하나의 보틀 속에 그대로 응축해 담아낸 듯한 이미지’를 언급하셨어요.

오픈 암스를 통해서 그간 대중적으로 많이 회자되지 않은 비터 오렌지 나무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향수의 세계에서 비터 오렌지는 가장 관대하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베푸는 나무입니다. 한 그루의 나무에서 무려 네 종류의 귀한 향료를 얻을 수 있죠. 네롤리 에션셜 오일, 오렌지 블로썸 앱솔루트, 오렌지 비가라드 에션셜 오일, 그리고 페티그레인 에션셜 오일이예요. 섬세한 꽃향기 부터 잎이 지닌 상쾌함, 잎과 가지에서 풍기는 우디한 노트까지 모든 부분의 개성이 아름다운 향기로 되살아납니다. 오픈 암스에 이 모든 향을 조화롭게 담아, 마치 향기로운 나무의 넉넉한 품 속에 안긴 듯한 휴식과 위안의 감각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인터뷰 중에서

아주 현대적인 향이지만, 동시에 소박하고 친숙한 느낌도 담고 있어요.

조향하는 동안 자주 떠올렸던 장면이 있어요. 시골에 있는 부모님 댁의 정원이었는데, 로즈마리나 바질, 타임, 코리앤더같은 허브가 가득한 소박한 정원이었습니다. 여름이면 그 정원에 한켠에 숨어 라즈베리나 레드커런트를 먹곤 했어요. 아주 평화롭고 행복한 기억이죠. 그 시골의 정원의 이미지도 이번 테마를 위한 좋은 심상이 되어주었습니다. ―인터뷰 중에서